재미있는 소설을 쓰기가 어려운 이유

재미있는 소설을 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주제의식이 분명해야 이야기의 초점이 모인다. 주제의식을 분명히 하라는 또다른 의미는 산만한 이야기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횡설수설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말하고자 하는 어떤 무엇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산만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산만하다는 것은 그 이야기 전체를 통찰할 어떤 중심이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쓰려는 애기가 분명한 주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야기가 흘러갈 어떤 방향을 분명히 설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말하고 싶은 어떤 의도가 분명히 설정 됐을 때 이야기는 하나의 길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 다. 주제의식이 분명하면 이야기는 그것에 맞취 짜여지는 법이다.

고부갈등도 소설의 좋은 소재가 된다

한 가지 예를 들자. 몇년 전 신문에 났던 작은 이야기 다. 어느 노파가 임종 자리에서 며느리한테 다이아반지를 끼어보고 싶다는 유언을 했다. 그러나 그 집에는 다이아반지가 없었다. 죽는 이의 마지막 소원이라 머느리는 이웃집에서 3부짜리 다이아반지를 얻어다가 시어머니 손에 끼워드렸다.

일은 그때 벌어졌다. 자신의 손에 끼위진 반지를 들여다보던 노파가 그짓을 빼어 입 속에 집어놓고 삼켜버린 것이다. 이 홍미로운 신문기사는 그것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화제거리를 제공했다.

그 반지가 죽는이의 목구멍으로 왜 넘어갔을까? 그 반지는 어떻게 됐을까? 조금 생각이 깊은 이들은 하필이면 그 노파가 왜 집에도 없는 다이아반지를 끼어보고 싶다는 유언을 했단 말인가? 더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고부간의 갈등으로 연결시켜 생각했을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노인들의 망령에 대해서도 더 나아가 노인문제로까지 비약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소설을 쓰려는 당신에게는 이 이야기가 꽁트 한 편 정도의 소재는 충분하다고 본다.

자, 그러면 이 이야기에다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 꽁트 한 편을 만들어보자. 문제는 이 이야기거리를 통해 당신이 뭔가 말하고 싶은 어떤 의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고부간의 갈등을 문제삼을 수도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하자. 가족 구성원의 영원한 갈등인 고부간의 문제를 다루되 시어머니 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로 며느리 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할 것인가? 이와는 정반대로 고부간의 갈등인 것처럼 독자를 긴장시켰다가 결말에서 그것을 뒤집어 엎는 즉 갈등 보다는 오히려 사랑쪽으로 만들어보는건 어떨가?

어떻든 자신이 하려는 이야기의 의도가 어떻게 잡혔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도 달라질 것이다. 즉 그 의도를 살리기 위한 필연적 사건들만이 선택돼 배열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부터 인간관계를 해석하는 작가의 생각이 그 이야기의 방향을 걸정짓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시어머니나 며느리의 성격도 작가의 주제의식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는 말 이다. 그 이야기를 표현하는 문장부터도 작가의 주제의식에 맞취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제재가 먼저인가 아니면 주제가 먼저인가 하는 것도 작가에 따라 또는 그 작품이 발상되는 과정에 따라 다를 것이다.

소설 속에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것이 먼저인가가 아니라 그 두 가지가 하나의 이야기로 형상화 되기 위해서는 그 이야기의 방향을 결정지어줄 작가의 어떤 의도가 분명히 잡히는 일이다.

상상 속에서 다양한 의문들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인 것이다. 소설은 야영지에서 파낸 그 유물이 누구 것인가름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어느 한 개인의 것이 독자를 비롯한 모두의 인식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 리얼하게 펼쳐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작가가 쓰려는 의도가 중심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설작가는 독자를 긴장시켜 사로잡아야 한다. 지리멸렬한 이야기는 독자를 사로잡을 수 없다. 그리고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도 독자에게서 긴장감을 빼앗아가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써야만 지리한 글이 되지 않고 독자가 끌려 들어오게 되는 것일까? 소설이 독자를 긴장시킬 수 있는 것은 독자가 그 이야기에 흥미를 가졌을 때만 가능하다.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이야기 속에 적절하게 배분하는 짓이 중요하다.

구전동화도 긴장이 흐른다

전해져 내려오는 모든 옛날이야기는 그런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들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한번 끌려 들어가게 되면 좀처럼 풀려나기 어려운 것이다. 추리소설이 독자를 사로잡는 그 기법을 알아보는 일도 구성 공부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소설을 소설답게 하는 묘미와 그 힘은 독자가 한눈을 팔 수 없게 하는 긴장감 조성에 있다고 본다. 긴장감이란 단순히 호기심을 유발 하는 스토리의 흐름을 말함이 아니고 작가가 계속 던지는 질문과 물래몰래 감추어온 의미 찾기에 독자가 기꺼이 참가하고 싶은 자발적 노력이 생기도록 유도해내는 그런 힘을 말함이다.

그러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일수록 그 갈피 중 한 가닥이라도 노출되거나 잘못 이어지게 되면 역효과를 가져오기 쉽기 때문에 구성에 더욱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물론 소설의 재미란 그렇게 쉽게 단정지어 바로 이런 것이다 하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실상 재미란 아기자기하게 즐기운 것을 말함인데 그 즐거움이란 그것을 찾는 이의 지적 수준이나 취향에 따라 상당히 다르기 마련이다.

소설에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소설 작품 속 독특한 분위기와 밀도에 유달리 재미를 느끼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생생한 현장감을 속도 있게 펄쳐보이는 노동문제나 사회 고발적 소설에서 더 많은 재미를 얻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현실의 사실적 묘사보다는 다소 낭만적이며 관념화된 세계를 보여주는 소설에 더 재미를 얻는 독자들도 많으리라. 젊은 독자들은 보다 지적인 만족을 얻음 수 있는 다소 현학적 문체와 지적 성찰의 문제를 다룬 소설에 기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재미가 있는 소설이란 읽히는 이야기로서의 요소를 갖춘 것을 말한다. 이처럼 재미있고 잘 읽히는 소설을 쓰는 것이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당신만이 해보일 수 있는 그런 재미를 당신이 쓰려는 소설의 힘으로 구현시키는 일 그것이 곧 소설 쓰기의 묘미이기도 한 것이다.